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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흔드는 ‘악동 뮤지션’… “우리가 부르면 인기 검색어가 바뀐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ㆍ자작곡 앞세워 차트 석권 돌풍

‘악동뮤지션’ 이찬혁(17)·수현(14) 남매의 집은 몽골에 있다. 한국에서 살다가 몽골로 이주했다. 정규교육 대신 집에서 ‘홈스쿨링’을 받아왔다. SBS <K팝스타2>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왔다.

악동뮤지션이 상큼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에서 이들이 부른 노래는 각종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데뷔도 안 했지만 톱스타 이상으로 음악차트를 흔들어댄다. 국내 음악통합차트인 ‘가온차트’에서 벌써 주간 차트 1위를 2차례 경험했고, 멜론 등 각종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는 발표하는 자작곡마다 실시간 혹은 일간 차트 정상에 올랐다.

KT는 ‘올아이피’의 모델로 악동뮤지션을 뽑았다. KT는 광고인지도가 90%에 이른다며 성공을 자평했다. 광고음악인 일명 ‘올아이피 송’도 남매가 지은 노래로 썼다.

이찬혁·수현 남매는 노래할 때도 그렇지만, 웃을 때가 특히 좋다. 반달 같은 눈은 이내 초승달이 된다. 아직 진행 중인 SBS <K팝스타2>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활동 전망이 밝다. | 3HW 제공


허다한 오디션 출전자 중에서도 악동뮤지션은 꽤 독특하다. 남매는 대부분 자작곡으로 무대에 선다. 지난해 11월18일 첫 회 방송분 ‘다리꼬지마’를 시작으로,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크레셴도’ 등 자작곡으로 경연에 나섰다. 프로그램 중간 짧게 소개된 ‘못나니’ ‘착시현상’ ‘기브 러브’를 비롯해, 경연과 상관없이 인터넷에 게재된 ‘먹물 스파게티’ ‘뺏긴 내 밀봉 카스테라’, 그리고 미발표곡까지 자작곡이 벌써 48개나 된다.

지난 24일 <K팝스타2>에서 심사위원인 양현석은 이런 말을 했다.

“제작자이다보니 다양하게 바꿔보려는데, 결과적으로 악동뮤지션은 건드리면 안되는 친구들이네요. 기존 가요계에 없는 스타일, 자작곡을 보여줄 때 가장 빛이 나는 것 같아요.”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익살스러운 노랫말이다. 정형화된 가요에서 미처 듣기 힘든 소재와 내용이다.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다리꼬지마’), ‘다다다단번에 내 눈에 들었어/ 내가 찜공했어’(‘매력있어’), ‘오빠 근데 내가 그렇게 못났어?/ 응! 못났어!’(‘못나니’)….


고교 1학년인 강주윤양(17)은 “친구들 대부분이 악동뮤지션 노래를 줄줄 외우고 있다”면서 “ ‘성장판 닫히는 기분’이란 가사에서 보듯 바로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서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뉴에이지 기타리스트 권정구씨(41)는 “이들의 노래는 그저 듣는 것을 넘어 참여를 유도하는 묘한 스타일을 지닌다”고 말했다. 권씨는 “오빠는 든든히 받치고 동생은 매력인 목소리로 맘껏 치고 들어간다. 친근미와 신선미를 동시에 안긴다”고 했다. 1970~1980년대 활동한 장현과 장덕 남매(현이와 덕이) 이후 국내 음악계에는 남매 음악팀이 정식으로 소개된 적이 없다.

가온차트의 음원 수명 자료를 보면 악동뮤지션의 ‘다리꼬지마’가 발표된 뒤 순위 50위권을 벗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9주였다. 또 다른 ‘매력있어’는 10주가 지나서야 50위권을 이탈했다. 아이돌 음악들은 보통 7주 만에 순위권을 벗어난다. 이들의 음악이 생명력이 더 길다.


가온차트가 SNS 검색어 통계회사인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조사한 악동뮤지션의 ‘SNS버즈량’(트위터와 블로그 등에서 검색어가 거론된 횟수)은 악동뮤지션의 인기 상승 추이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3일 1293건, 10일 1952건, 17일 2291건으로 나왔다. 비단 10대와 20대에게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다. 26일 오후 멜론의 ‘검색트렌드’를 보면 30~40대 역시 10대층과 비슷한 비율로 악동뮤지션을 검색하고 있다. 50대는 기타 연령대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부모 세대들의 관심이 많다는 의미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김진우 수석연구위원(42)은 “음악을 소비하는 연령층이 다양할수록 생명력이 길다”면서 “버스커버스커가 그랬고, 악동뮤지션 또한 비슷한 패턴을 보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중이 현재 획일화된 패스트 뮤직보다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음악을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곡가 김형석은 “변화하고 있는 음악계 내부의 신호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커버스커와 악동뮤지션 등 오디션 출신들, 장기하, 십센치, 페퍼톤스 등 인디 스타들의 부상은 대중이 기존 프로덕션의 비슷한 프로세스와 뻔하고 획일화된 행위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10대 때부터 시작되는 수년간의 연습생활 대신, 정제되지 않은 음악 그대로의 날것, 솔직하고 재미난 재능을 보여주는 것 또한 K팝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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