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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면’엔 말 아끼며 ‘측근 끼워넣기’엔 반대 뜻
박영환·이지선 기자 yhpark@kyunghyang.com
ㆍMB 통합명분 앞세워 7번째 사면권 ‘만지작’
ㆍ박 당선인, 사면 자체에는 제동 걸지 않을 듯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화합이란 명분을 앞세웠지만 임기말 사면권 남용을 통한 측근 봐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임기말 특별사면을 단행하기로 하고 시기와 대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임기말 특사를 검토하는 근거로 종교계와 경제계 등의 사면 요청을 들었다. 임기말 사회통합 차원의 사면이란 것이다. 그러면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측근들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누가 되고 안되고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발 빼면서도 가능성을 닫지는 않는 것이다.

깎듯이 인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를 방문, 허리를 굽혀 인사하자 회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대통령직인수위 사진기자단


이는 사면 가능성을 공개하고 여론의 흐름을 살피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지난 7일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대화합 조치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군불때기를 시작한 것도 이런 흐름의 하나다. 여론을 떠보는 일종의 밑작업이다.

하지만 국민통합 차원의 사면이라면 이 대통령이 임기말 논란을 감수하며 단행할 게 아니라 취임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맡기는 게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형·축제형 특사라면 새 정부 몫이란 것이다. 그 점에서 물러나는 대통령이 굳이 사면을 단행하려는 데는 비리 측근들을 구제하려는 의도가 숨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김영삼 전 대통령의 1997년 전두환·노태우 사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2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사면 등을 볼 때 임기말 대통령의 사면은 대부분 측근이나 권력에 대한 봐주기, 신세 갚기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특사를 단행한다면 이는 임기 중 7번째가 된다. 임기 중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겠다던 약속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으로 사면권 남용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 당선인도 대선 과정에서 사면권 남용 문제를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공약에도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한다’는 부분이 포함됐다.

박 당선인 측은 일단 사면 자체에 제동을 걸지는 않을 분위기다. 다만 측근들이 대상에 포함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이야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측근을 끼워넣는 사면이 된다면 우리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쪽이 100% 몰랐다고 해도 측근 사면을 방조한 것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리 측근 사면’으로 갈 경우 신·구 정권 간 갈등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결국 대상에 이명박 정권의 비리 측근들이 포함되느냐가 이번 특별사면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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