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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첫 인사, 무원칙·영남라인 독주 ‘후폭풍’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ㆍ보수 노조도 “아직도 전근대적인 깜깜이 인사” 성명

서울시교육청이 뒤숭숭하다. 문용린 교육감(65·사진)이 취임한 후 실시한 첫 인사가 “규정과 엇가고 특정 지역의 독주”라는 후폭풍에 휩싸인 것이다. 교육청이 지난 1일 5급 이상, 4일 6급 이하를 상대로 한 인사를 두고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얼굴을 붉히고 있다.

조채구 전국시·도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지난 2일 예고 없이 고척도서관 행정지원담당으로 발령받고 다음날 오전 부교육감실로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교육청이 만든 올해 상반기 인사계획안에는 6급 이하의 2년 미만 근무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유임토록 했다. 조 위원장은 교육청에서 근무한 지 1년6개월째였다. 조 위원장이 강하게 항의한 3일 오후에 교육청은 뒤늦게 교육연수원으로 발령한다는 정정인사발령을 냈다.

이지한 기획조정실장도 서울시교육청에 부임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교체됐다. 기획·예산 등을 총괄하면서 업무 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자리이기에 새 교육감 취임 후 바로 교체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학생교육원에 격지 근무를 하던 ㄱ씨도 인사 관행을 비켜갔다. 통상적으로 격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차기 전보 시에 본인 희망을 최대한 감안해줬지만 이번 인사에서 희망하지 않았던 곳에 발령받은 것이다.

회전문 인사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소위 교육청 ‘3대 실세’라고 불리는 사학·예산·인사 담당 부서에서 한 차례 근무했던 직원이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다른 요직에 등용되는 일이 지목된 것이다. 인사 관련 부서의 ㄴ주무관은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적으로 사무관이 되면 지역청으로 발령받았지만 예외적인 인사가 난 것이다.

인사 뒷말이 많아지면서 교육청에서는 영남 인사 몇 명이 인사라인을 잡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비서실장과 총무팀장, 인사팀장, 인사팀의 주무주사 2명이 모두 영남 출신인 것을 겨냥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인사라인에는 어느 정도 지역이 분배됐었는데 역사상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며 “교육감 선거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간부들이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많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 비판에는 진보적·보수적 내부 단체가 모두 나서고 있다.

신상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교육청지부장은 “이번 인사는 보직 순환과 인사 주기를 지키지 않았고 예측도 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인사로 혼란을 줬다”며 “이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폐기된 발탁 인사(드래프트제)가 여기저기서 부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성향 노조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서일노)는 지난 7일 “본청 인사발령이 너무 늦게 발표돼 인사발령을 받는 대상자나 지역교육청 인사담당자가 상시 대기만 하고 있는 등의 불만이 노조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의 인사시스템이 아직도 전근대적인 깜깜이 인사로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점희 서일노 위원장은 “올해는 교육감이 바뀌는 등 특수한 사정들이 있었지만 직원들이 자기가 발령이 나는지 안 나는지, 인사가 나긴 하는지 여부를 전혀 몰라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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