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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탄핵당했다”는 민주당… ‘친노 책임론’ 싸고 갈등 격화
구혜영 기자 koohy@kyunghyang.com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로 인한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대선 하루 뒤인 20일 당내는 자괴감과 불안감으로 뒤덮였다. 긴 한숨 속에 “국민에게 탄핵당했다” “또다시 자갈밭을 걸어야 하나”라는 한탄이 새어나왔다.

앞으로 패인을 따지고 당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거센 후폭풍이 일 조짐이다.

후폭풍은 우선 ‘친노무현(친노) 세력’을 향하고 있다. 당장 대선 책임론이 제기된다. 민주당 수도권 초선 의원은 친노 세력을 향해 “당권과 대권을 쥔 핵심 세력으로서 수권정당에 걸맞은 변화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친노에 대한 이런 비판은 설득력이 있다. 올 4·11 총선 패배에 대한 성찰 없이 이해찬·박지원 담합 속에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끼었고, 이로 인해 6월 전당대회는 온통 친노 대 비노 갈등으로 점철됐다. 대선 과정에서도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안철수 전 후보의 요구에 마지못해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노무현의 유산’에만 안주했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새누리당 내 야권을 자처하며 현 정부와 단호히 선을 그은 모습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모습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 외면’을 초래한 요인이 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담합이 만든 구태·음모 이미지를 벗지 못했고 명분(노무현 정신)에 비해 과도하게 이익을 누린 점이 새 정치를 갈망하는 중도층의 반발을 샀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중심의 중도진보 세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대선이 민주당에 남긴 과제라면 친노의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결과는 2% 부족했다”며 “친노의 한계일 수도 있고,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고, 진영 논리에 갇혀 중간층 지지를 확장해나가지 못한 부족함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친노의 한계를 중심에 놓고 보면 당을 추스르는 과정부터 내분이 예고된다. 야권 새판짜기와 연결되면 더욱 복잡해진다. 주말쯤 확정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내년에 치러질 전당대회 기간까지 주류와 비주류 간 해묵은 대립이 불거질 수 있다. 비주류는 ‘창조적 파괴’를 요구한다. 수도권 의원들은 “당을 크게 바꿔야 한다.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내부 혁신 동력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기존처럼 각 계파의 대리인들이 각축하는 게 아니라 새 정치 과제를 합의하는 등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여기에는 당권을 중심으로 내부 권력투쟁이 빚어지면 친노 응집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하지만 문 전 후보의 48% 득표율은 무시하지 못할 자산이다. 친노 세력이 재결집하는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야권의 진지는 이제 국회다. 민주당이 사그라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대선이 막 끝난 상태라 정계 개편도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야권의 현실상 당내 최대 세력인 친노가 한꺼번에 힘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초기에 주요 의제를 던져 여야가 대립하거나, 민심 이반이 가시화되면 민주당의 격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 귀국 및 정치 행보는 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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