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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성 폭행 자랑스럽게 올린 前 의경…인터넷 시끌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의무경찰 복무 시절 시위진압 과정에서 여성을 폭행했다는 내용을 자랑스럽게 쓴 글이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네티즌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밤 11시46분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의경 때 좌좀 김치× ×나 때린 썰. SSUL’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좌좀’은 ‘좌익좀비’의 줄임말로 진보성향을 갖고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이며, ‘김치×’은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글쓴이는 자신을 “의무경찰 서울1기동대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우리 부대는 항상 선봉에 스는(서는) 진압전문부대”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서울에서 전국농민대회가 열리는 11월11일(농민의 날)을 “항상 큰시위가 있는 날. 매년 거치는 통과의례”라면서, 당시 시위 진압 상황을 적었다.

글쓴이는 정확한 연도를 알 수 없는 11월 11일 당시 서울1기동대 소속으로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시위 진압에 참여했다. 기동대 1~7중대는 시위대와 약 2m 간격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광장을 에워쌌으며, 기동대장으로부터 ‘쪼개기’(시위대 가운데로 돌격해 진열을 무너뜨리는 것) 명령이 떨어지자 시위대 한복판으로 돌격했다.

글쓴이는 그 다음 상황에 대해 “도망가는 애들 붙잡고 아스팔트 바닥에 얼굴을 찍고 코뼈가 부러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리는 더 신나서 그 ××를 밟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 와중에 한 여성이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자 글쓴이의 부대원 중 한 명이 방패로 그 여성을 넘어뜨렸다. 글쓴이는 “그때부터 패기 시작했어. 맞다가 아스팔트 바닥을 기어가길래…. 그렇게 검거를 했지“라고 적었다.

글쓴이는 글의 마지막에 “좀 미안하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한거 같애. 엄청 얻어맞았으니 시위 안나올거 아니니”라면서 “좀비는 민주화가 약”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글이 올라온 커뮤니티는 극우 성향과 반(反)여성주의 성향의 10대 후반~20대 초반 이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대’, ‘무너뜨리기’ 등 부정적 의미로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해당 글은 커뮤니티에서 추천 162회, 비추천(민주화) 80회를 얻었다. 그러나 글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들은 “무슨 사이코패스지? 무슨 80~90년대도 아니고. 자작소설이길 바란다”, “의경 출신으로 마음이 상한다”는 등 주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글의 진위 논쟁도 벌어졌다. 여러 네티즌들이 “11월에는 동파카(겨울파카)를 안 입는데 입었다고 하는 등 틀린 부분도 있다”며 “누군가 관심 받으려고 지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글쓴이가 스스로 인증한 제1기동대 제복 사진도 올라왔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쟁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글의 원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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