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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란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ㆍ김종익씨, MB 비판한 ‘쥐코’ 동영상 올려
ㆍ공직윤리지원관실서 ‘묻지마’ 수색·고발

증거인멸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민간인 불법사찰’의 본류는 2008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민간인 신분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58)를 상대로 한 불법사찰이다.

김 전 대표는 2008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한 일명 ‘쥐코’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동영상은 미국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비판한 영화 <식코>를 패러디해 해외 유학생이 만든 것이다. 김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는 제보가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접수됐다. 지원관실은 KB한마음이 국민은행의 하청업체로 민간회사인 것을 알면서도 김 전 대표를 사찰할 목적으로 영장 없이 회사를 수색했다.

김 전 대표는 압력에 못 이겨 2008년 9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일본으로 출국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자신이 갖고 있던 회사지분을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처분했다.

2010년 작성된 ‘BH 지시사항’ 메모 2010년 10월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민간인 사찰 문제를 질의하면서 ‘BH(청와대) 지시사항’이라고 적힌 메모 사본을 공개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원관실은 김 전 대표를 횡령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회사 돈을 빼돌려 정부 비판적인 활동에 사용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갖고 경찰에 김 전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내역까지 뒤지게 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김 전 대표를 불러 명절 선물과 우수직원들에게 주는 격려금 용도로 구입한 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에 대해 “촛불집회 자금을 대거나 정치자금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 “이광재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줬느냐”고 몰아세웠다. 김씨는 참여정부의 인사인 이광재 전 의원과 같은 고향인 강원도 평창 출신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 전 대표의 횡령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나중에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김 전 대표는 2010년 이 같은 불법사찰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고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조사 과정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한 사찰 내용이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이던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보고됐다는 사찰 실무자의 진술이 나왔다.

또 ‘BH(청와대) 지시사항’이라는 문구가 수시로 등장하고, 대권 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원희룡 새누리당 의원 등의 이름이 적힌 지원관실 직원의 수첩도 공개됐다. 그러나 검찰은 사찰의 배후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 등 사찰 실무자만 기소하는 데 그쳤다. 당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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