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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황새 꿈꾸는 ‘황선홍 키드’… 포항 신인 공격수 김찬희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어린 시절 뇌리에 박힌 순간의 추억. 어린이는 꿈을 먹고 산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신인 공격수 김찬희(23·사진)도 그랬다.

전남 순천 매산중학교 2학년 시절. 그는 꿈에 그리던 우상과 조우했다. 바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황선홍 포항 감독(당시 전남 드래곤즈 코치)이었다. 그때 그가 던진 한마디.

“움직이면서 볼을 컨트롤하고 볼을 받기 전부터 많이 움직이며 수비수를 따돌려라.”

김찬희는 이 말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그리고 그대로 하려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어느 날 그가 우상의 눈에 들었다.김찬희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황선홍 감독이 부산에서 포항으로 옮긴 뒤 첫 번째 드래프트에서 주저없이 뽑은 1순위 신인이었다.

“꿈만 같았죠. 저를 뽑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제가 우상의 눈에 들어서 그분에게 배울 수 있게 됐다니….”

김찬희는 시키는 대로 다 했다. 황 감독이 지적하고 조언해주는 부분은 모든 걸 그대로 옮겼다. 그는 그걸 “나를 버리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야간훈련도, 추가적인 웨이트트레이닝, 개인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입단 초기 몸무게는 73㎏(1m83). 지금은 78㎏이 됐다.

강한 프로의 수비벽 속에서 원톱 공격수로 몸싸움에서 이기려면 몸이 묵직해야 한다는 게 황 감독의 지론. 훈련을 몇 배나 하지만 몸무게는 6개월 사이 5㎏이 늘었으니 얼마나 많이 먹는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한양대학교 시절보다 2배 이상을 먹어요. 물론 억지로 먹고 몇 배로 늘어난 훈련을 소화하는 게 힘들죠.”

그의 목표는 85㎏. 아직도 멀었다. 그의 말대로 “먹는 것도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운동은 남보다 무조건 많이 해야 하잖아요.”

이런 투지와 의욕은 황 감독을 조금씩 만족시키고 있다. 김찬희는 포항이 22명의 정예멤버만 데리고 간 인도네시아 훈련에 신인 8명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거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팀이 9-0으로 승리했고 본인도 3골을 몰아쳤다.

“칭찬 한번 안 하시던데요.”

황 감독은 안 그랬다. 김찬희 앞에서만 칭찬을 하지 않을 뿐이었다. 황 감독은 “스피드가 좋고 드리블이 뛰어나다”면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인”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어린 선수인 만큼 “볼을 오래 끈다. 몸싸움이 약하다. 동료를 이용할 줄 모른다”는 등 단점도 꼬집는다. “헤딩슈팅을 하는 장면을 보면 과거 내 모습을 많이 닮았다. 지금 부족한 부분도 내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고쳐주면 된다.”

김찬희는 올 시즌 일단 조커로 시작한다. 목표는 모든 신인처럼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황 감독에게 가장 배우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없이 대답했다.

“선수 시절 볼을 잡기 전에 제1동작, 2동작, 어떤 때는 4동작까지 하면서 수비수를 따돌리는 장면을 많이 봤어요. 너무 신기했죠.”

우상이었던 스승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하고, 또 배우고 있는 김찬희.

스승의 마음도 그랬다. “내가 가진 모든 걸 다 가르쳐주고 있다. ‘제2의 황선홍’이라는 소리를 듣도록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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