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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야쿠자… 김연아가 앵커…” 도 넘었다
유인경 선임기자 alice@kyunghyang.com
“강호동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 그런데 23년 전….”

마치 ‘만우절 뉴스’ 같은 기사가 동시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채널A(동아일보 계열)의 메인 뉴스를 장식했다.

채널A는 1일 밤 8시 뉴스와 2일 오전 뉴스를 통해 “강호동이 23년 전 야쿠자와 한국 조폭 간의 모임에 참석했다”며 단독으로 입수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인 강호동씨가 23년 전 조폭 모임에 참석했다고 ‘단독’ 보도한 채널A,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일일 앵커로 활약했다고 과장해서 홍보한 TV조선(왼쪽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23년 전 열린 야쿠자 두목 가네야마 고사부로(한국명 김재학)와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당시 씨름협회 부회장)의 혈연식에 강호동씨가 이씨 일행으로 참석한 장면이다.

채널A는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등장하는 강씨의 모습을 “간부급처럼 당당한 걸음걸이로 입장하지 못했다” “강호동이 당시 서열이 낮아 긴장한 듯 보였다”는 등으로 설명하며 마치 강호동이 야쿠자의 일원임을 확신하는 듯한 보도를 내보냈다.

이 같은 보도가 전파를 타자 잠정은퇴를 선언하고 활동을 중단 중인 강호동씨 측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악의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강호동씨 측은 사실여부를 묻는 언론사들을 상대로 “23년 전에 고등학생이던 강호동씨가 일본에서 개최된 교포위문 천하장사 씨름대회에 나갔다가 운동관계자들에게 불려나간 것뿐”이라며 “당시 씨름 최고 기대주였고 다음해 천하장사로 등극한 강호동씨가 야쿠자가 되기 위해 그런 자리에 갔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당시 학생이라 머리가 짧고 행사용 정장을 준비했다가 입었을 뿐인데 차림새도 야쿠자 같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편집해 선정적으로 보도한 악의적인 뉴스에 강호동씨가 큰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강호동씨의 야쿠자 연루설에 대한 해명을 접한 뒤 비난의 화살을 채널A에 돌렸다.

단순히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보도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진짜 집에 있는 종편채널을 삭제해야겠다” “종편 방송사의 천박하고 추잡한 짓거리나 다름없다” “이런 식이라면 ‘깡패’ 조양은 결혼식에 참석한 대통령과 종교계 대부 사건도 밝혀라” 등의 의견을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계속 올렸다. MBC의 한 프로듀서는 “강호동씨가 거액의 몸값을 받고 종편으로 간다는 설이 나돌더니 결국 뉴스의 메인화면을 장식하면서 종편 개국의 희생양이 됐다”면서 씁쓸해했다.

방송관계자들은 개국 전부터 종편 4개 채널이 선정성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신문기자 출신 등 방송 운영에 서툰 인력과 영상자료조차 드문 상황에서 자사 채널의 홍보를 위해서 자극적 보도로 무리수를 둘 것으로 예상했다.

TV조선도 “김연아가 개국 첫날 TV조선의 일일 앵커로 활약한다”고 보도자료를 내고 조선일보 1면에도 소개해 논란이 일었는데 정작 김연아씨는 축하메시지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일부 팬들이 방송사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TV조선은 또 1일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의 인터뷰 과정에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낯뜨거운 아부성 자막을 내보내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회사원 정준호씨(36)는 “전통·정통언론사임을 자랑하던 매체에서 이 같은 보도를 내보낸 것은 양심과 자존심의 문제”라며 “이런 식의 보도나 방식으로는 절대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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