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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최저임금 적용 3년 또 유예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ㆍ대량 실업 우려에… “정부, 4년간 대책 없이 뭐했나”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감시·단속(斷續)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100% 적용 시점을 정부가 3년 뒤인 2015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감시·단속적 노동자는 아파트 경비원, 물품 감시원 등 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와 보일러 기사, 아파트 전기 기사 등 간헐적으로 근무하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현재 수습 노동자를 제외하면 이들만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6년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감시·단속적 노동자는 2007년 최저임금의 70%, 2008년부터 80%를 단계적으로 적용한 뒤 2012년 10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단번에 올리면 대량해고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정부는 80%가 적용된 2008년 이후 4년의 유예 기간이 있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또다시 ‘대량 해고’를 이유로 최저임금 100% 적용 시점을 3년 뒤로 미뤘다.

고용노동부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을 내년부터 90% 이상으로 올리고, 2015년부터 100%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노동부는 내년에 최저임금 100%를 적용하면 시급이 현재 3456원에서 내년 4580원으로 32.5% 올라 3만6000명의 인력감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90%를 적용할 경우 인력감축은 1만7000명으로, 100% 적용 때보다 1만9000명 줄어들 것으로 봤다.

노동부는 지난 8월 전국 1234개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 대표 123명과 경비원 21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부터 최저임금 100%를 적용하면 전체 경비원의 12%가, 90% 이상을 적용하면 5.6%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용역조사를 벌인 결과 감시·단속적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고용인원이 7.7% 감소하고, 아파트 경비원을 대체하는 폐쇄회로(CC)TV 설치가 3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는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60세 이상 고령자를 업종 평균보다 많이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신설키로 했다. 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 중 억지로 휴게시간을 집어넣어 근로시간을 줄이는지도 지도·감독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가 대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손 놓고 있었다”며 최저임금을 내년부터 전면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정부가 수수방관하며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다가 시행을 2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다”면서 “감시·단속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유예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국노총 실태조사 결과 그동안 최저임금이 단계적으로 적용되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휴게시간을 편법적으로 늘리고,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3개월·6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행태가 일반화했는데도 노동부는 관리감독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감시·단속적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유예는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고 생활 향상을 꾀한다는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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