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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크루즈항, 사실은 항공모함용”
강홍균 기자 khk5056@kyunghyang.com
제주 해군기지의 크루즈항이 사실은 항공모함을 위해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해군기지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정부 입장을 뒤집는 주장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박원철의원(민주당)은 23일 해군기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에서 “해군은 애초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며 “크루즈항 선회장이 520m로 설계된 것은 국방군사시설기준상 항공모함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방군사시설기준상 선회장 적용기준은 ‘지형 등으로 부득이하게 예인선을 이용하는 경우 항공모함 520m’로 규정돼있다.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의 선회장을 520m로 설계했다. 해군은 이곳에 15만t급 크루즈선박 2척이 접안 가능하다며 이를 근거로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크루즈항이 포함된 민군복합형 해군기지라고 설명해왔다. 박 의원은 “민항의 경우 항만법 항만설계기준에 따라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접안하려면 선박전체길이의 2배에 해당하는 690m 선회장을 갖춰야 한다”며 “해군이 크루즈선박이 접안 가능한 민항을 계획했다면 처음부터 선회장 설계를 690m로 했어야 옳다”고 밝혔다.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전체 길이는 345m다.

박 의원은 “국방 군사시설기준에 항공모함을 위한 선회장이 520m로 지정돼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할 때 민항 건설을 명분으로 항공모함이 출입하기 위한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는 제주도민을 달래기 위해 어차피 만들어야 하는 안벽에 15만t급 규모의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다며 현혹해온 것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해군기지 항만구역의 항로 설정 역시 바람이나 조류 등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크루즈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는 처음부터 제주 해군기지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해군기지 건설공사 중단과 재검토를 요구했다.

해군본부는 제주 해군기지 설계 당시 항공모함을 염두에 둔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해군본부 관계자는 “제주 해군기지에 크루즈접안시설을 만들기 위해 실제로 14만8000t급 퀸메리호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며 “그 결과 선회장은 517m면 가능하다는 조건이 제시돼 설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해군기지를 운영하면서 항공모함도 들어올 수 있으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항공모함과 15만t급 크루즈선박의 규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접안시 요구되는 조건도 유사한만큼 크루즈항에 대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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