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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빈 라덴 사살… 바다에 수장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ㆍ파키스탄 은신처 기습… 오바마 “테러와의 전쟁 중대한 성과”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54)이 1일 미국의 기습작전에 의해 파키스탄에서 사살됐다. 9·11 테러 이후 10년 만이다. 빈 라덴의 사살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심리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빈 라덴의 죽음이 ‘테러와의 전쟁’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30분 백악관에서 CNN 등 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빈 라덴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이날 미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도중 사살됐으며,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8월 빈 라덴이 파키스탄 내 은신처에 관한 믿을 만한 단서를 확보한 후 추적해왔으며, 지난주 빈 라덴 제거작전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기쁨의 포옹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던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 건설 중인 ‘자유의 탑’ 현장 앞에서 2일 두 여성이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소식이 전해진 뒤 기쁨의 포옹을 하고 있다. 뉴욕 | AP연합뉴스

오바마는 9·11 테러를 감행해 3000명에 가까운 무고한 인명을 숨지게 한 빈 라덴이 제거된 것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대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그러나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빈 라덴 제거가 이슬람권을 향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빈 라덴 제거작전은 이날 새벽 미국 대테러작전 최정예 부대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이 헬기 4대를 동원해 이뤄졌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미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교전 도중 머리에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빈 라덴의 시신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신속한 매장을 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그의 시신은 바다에 수장됐다고 미 관계자가 밝혔다. 교전 과정에서 빈 라덴 외에도 그의 아들 한 명을 포함해 성인 남자 3명과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

빈 라덴이 최후를 맞은 아보타바드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곳으로, 빈 라덴은 3층짜리 저택에서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백악관 앞과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엔 미국민들이 집결해 빈 라덴의 죽음을 기뻐했다.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을 일으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을 ‘중대한 성과’라면서 “테러와의 전쟁이 아무리 오래가더라도 정의는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영국,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등 각국 정부들도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했다.

하지만 빈 라덴의 죽음을 계기로 알카에다나 탈레반이 보복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와 관련해 2일 “테러리스트 조직이 빈 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장 파키스탄 탈레반이 빈 라덴 사망 소식 후 미국과 파키스탄을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하고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2일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에 따라 전 세계 미국인들에게 반미 폭력사태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경보를 발령했으며, 해외 공관에도 경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독일 외교부도 2일 웹사이트를 통해 서방의 시설과 국민이 보복 공격의 목표가 될 수도 있어 자국민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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