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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지 ‘기독교사상’ 개신교 근본주의 심층 분석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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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한국 기독교, 시작부터 ‘근본주의’ 얼굴
ㆍ개발독재·신자유주의 거치며 몸집 불려”

‘보수 개신교계가 보여주는 근본주의적 행태의 배경과 뿌리는 무엇일까. 또 그 한계는.’

개신교계의 대표적 월간지 ‘기독교사상’(대한기독교서회)이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를 심층적으로 분석, 관심을 끈다. 기독교사상 8월호(창간 53주년 기념호)가 특집으로 다룬 “한국 기독교 ‘근본주의’를 말한다”다. 이 특집에는 박정신 숭실대 교수, 최대광 목사(감리교신학대 강사), 이진구 호남신학대 초빙교수(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실장),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 정용섭 목사(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 등 신학자·목회자 5명이 필진으로 나섰다.

이들은 현재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개신교계의 유래와 전개 과정 등을 역사적·신학적으로 분석한 뒤,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적 성향의 한계를 비판하고, 진지한 성찰과 회개를 촉구했다.

개신교 근본주의의 유래와 확대

박정신 교수는 ‘기독교 근본주의, 한국 지성사에 길을 묻다’에서 “구한말 당시 이 땅에 들어온 기독교는 이미 근본주의의 얼굴을 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사회복음운동에 대항하던 청교도적 경건주의와 근본주의 신학을 신봉한 초기 선교사들은 “신학과 성서비판에 있어 아주 보수적이고, 고등비평이나 자유주의 신학은 이단으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리 지성사, 기독교사에서 흥미로운 현상의 하나는 기독교가 급성장하자 내부에서 다시금 기독교 근본주의가 교조화되는 양상을 빚은 것”이라며 “어제의 (기독교 초기 당시 유교근본주의에 대한) 개혁 돌파세력이 오늘의 수구보수세력으로 돌변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근본주의는 개발독재 시대를 겪으면서 몸짓을 한껏 불렸고,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아래서 ‘강남교회들’이 교권을 잡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대광 감신대 강사는 ‘기독교 근본주의의 정의와 미국과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를 통해 초기 선교사들의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그들이 남긴 글 등을 통해 분석한 뒤 “미국의 민족주의와 보수적 기독교 교리가 결합된 근대주의가 한국에 그대로 이식됐다”고 밝혔다.

특성과 문제들

선교사들의 근본주의 신앙관이 극복되지 않고 확대재생산된 지금의 개신교 특성은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가.이진구 교수는 ‘한국 기독교 근본주의와 종교권력’에서 개신교 근본주의의 특성을 종교·세속 이데올로기·젠더 등 3개 영역으로 나눠 정밀하게 분석했다. 종교 영역에서는 타 종교를 “종교적 오리엔탈리즘에 근거해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오늘날 다종교사회에서 “종교 갈등의 원인제공자 역할”로 나타난다. 또 대외적으론 공세적 선교, 대내적으론 무례한 선교나 타종교 비방·공직자들의 무분별한 종교편향적 행위로 드러난다. 세속 이데올로기에 대해선 친미반공 이데올로기를, 젠더 영역에서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철저히 내면화했다.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익이라는 특정 이데올로기에 종속”됐으며 “종교적 배타주의와 반공주의, 가부장주의는 서로를 강화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분석한다.

박 교수는 “중화주의에 매몰된 조선 유교근본주의자들의 행태가 오늘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숭미주의에서도 동일한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수입신학이 기승을 부리고, 미국 등 서구교회의 역사경험·신앙고백·신학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지적·신학적·신앙적 노예근성”으로 드러난다. 그는 또 “해석의 창조적인 다양성을 원천봉쇄하고, 교권의 줄서기에만 분주한 현실”을 낳는다고 말한다.

최 강사는 사학법 개정 당시 목사들의 반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파병 요구, 지난 대선에서의 ‘장로 출신 대통령’ 공개적 지지, 최근 ‘6·25 평화기도회’에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초청, 보수 정치집회와 반공집회에 목사들의 참여 등을 들며 “현재 한국교회의 정치참여는 과거 민주화 운동의 정치참여와는 달리 ‘근본주의적’ ”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근본주의의 확산은 대화문화에 제동을 걸고, 비이성주의를 확산시키며, 창의적 신학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비판한다. 정용섭 원장은 ‘근본주의와 신학무용론’에서 “그들의 관심은 복음전도라는 이름을 걸지만 실제론 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상업주의 정신뿐”이라며 “교회 현장에는 성장론만 절대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면서 신자들의 영혼은 마비되고, 부패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 원장은 “세계 교회에서 극소수에 불과한 근본주의가 한국 교회에선 다수라는 참으로 기이한 현상 속에서, 창조적 영성은 불가능하고 자폐와 퇴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성찰과 회개가 시급

이 교수는 “대화를 거부하며 타자를 정복하려는 근본주의 태도는 자기의 기반을 스스로 붕괴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근 급격히 확산되는 안티기독교 운동, 시민사회계의 따가운 시선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개신교는 마이너스 성장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이는 개신교 근본주의에 대한 전면적 차원의 비판적 성찰이 요구되는 때”라고 강조한다.

최 강사는 정치화되어 타자를 통제하고 폭력을 사용할 때 근본주의는 신앙을 위해서나 정치적 평화를 위해서 극복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적 보수·근본주의는 변화하는 문화와 다원적 세계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정된 교리 등에 안주하려는 것”이라며 “이 두려움의 극복은 결국 하나님과 사람에 대한 신뢰, 신이 부여한 무한한 잠재능력인 창의력 발휘에서 찾아진다”고 말했다.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는 신학사조 속에서 근본주의 전개과정 등을 분석한 “옹골찬 ‘근본’과 딱딱한 ‘주의’의 불화”에서 “우리의 위장된 근본주의는 제 얼굴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근본주의 망령 앞에 차분한 공부 없이 대강 생각해온 얼치기 사유의 버릇을 집어던지고, 유치한 우민주의적 신앙행태를 청산하고, 우리의 신앙전통과 역사적 삶의 과정 가운데 보수되어온 더 나은 가치를 향한 희망의 싹을 다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권력을 등에 업고 정통이니 이단이니 함부로 정죄하는 근본주의·교조주의의 끝은 역사가 말해준다”고 밝혔다. “오늘의 기독교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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