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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1970년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 할복자살
구정은기자 ttalgi21@kyunghyang.com
ㆍ‘천황제 회귀’ 주창하다 목숨 끊어

일본 전후 최고의 작가로 불린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다. 그의 인생 초창기는 전형적인 일본 엘리트의 경로를 밟는 듯했다. 고위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귀족학교로 유명한 도쿄의 가쿠슈인 대학을 나왔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도쿄대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1948~49년 옛 대장성 금융국에서 일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것은 49년 발표한 첫 소설 <가면의 고백>이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동성애자가 겪는 고통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추천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미시마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나섰다.

이후 내놓은 소설도 대부분 신체적 문제를 안고 있거나 심리적 갈등으로 주변과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그린 것들이다. 50년 <사랑의 목마름>을 필두로 <금지된 색>(54년), <파도소리>(54년), <향연이 끝난 후>(60년)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56년작 <금각사>는 절대적인 미를 추구하다가 좌절한 사미승이 금각사를 불태워버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작품인 <풍요의 바다>에 대해서는 불후의 명작, 강박적인 심리의 표출로 평가가 엇갈린다. 4편의 장편 연작 형식으로 된 이 작품은 네 명의 서로 다른 인물로 태어난 한 사람의 환생을 다룬다. 제국시대의 젊은 귀족과 군국주의에 빠진 정치적 광신자, 2차 세계대 전기의 태국 공주, 전후에 환생한 어린 고아가 각각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죽음, 피, 자살 등 작가의 자멸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미시마의 소설은 풍부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묘사, 탄탄한 구조를 갖춰 발표될 때마다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를 역사 속 인물로 만든 것은 화려한 작품 목록이 아니라 충격적 죽음이었다. 그는 애국심과 군국주의에 매혹돼 전후의 일본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서구 문화에도 조예가 깊었지만 ‘일본적인 것’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전통 무술인 가라테와 검도를 연마하고, 천황제를 수호하겠다며 사병대를 만들기도 했다. 70년 11월25일 미시마는 도쿄의 육상자위대 본부를 점거하고 평화헌법 반대와 천황제로의 회귀를 외쳤다. 한물 간 군국주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안 미시마는 사무라이 같은 죽음을 택했다. 할복자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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