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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첩]두개의 록 페스티벌 ‘치킨 게임’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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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4~26일 두 개의 대형 록 페스티벌이 동시에 열린다. 한국 록음악의 저변이 두 개의 페스티벌을 동시에 치를 정도로 넓어진 것일까. 아니라는 건 명백하다.

경기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09’는 위저, 폴아웃보이, 패티 스미스 등 해외 출연진을 일찌감치 확정해 발표했다. 지산 페스티벌은 우드스톡, 글래스톤베리, 후지 록 페스티벌 등 ‘수풀이 우거진 자연을 배경으로 음악과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을 표방한다.

그런데 이 시기엔 올해로 4회째인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인천에서 열린다. 펜타포트는 11일 데프톤스, 에스키모 조, 크리스털 메쏘드 등 24팀의 1차 라인업을 발표했다.

지산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기획사 옐로우나인은 지난해까지 또다른 기획사 아이예스컴과 펜타포트를 함께 진행했다. 옐로우나인은 출연자 섭외, 아이예스컴은 공연 진행을 맡았다. 옐로우나인 측에 따르면 두 기획사는 지난해부터 공연 장소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으며 올해 갈라서서 각기 다른 페스티벌을 벌이기로 했다. 그런데 왜 하필 같은 시기일까. 이는 한국의 록 페스티벌이 같은 시기 일본에서 열리는 후지 록 페스티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개런티의 해외 뮤지션을 독자적으로 불러올 여건이 안되는 한국의 기획사들은 후지 록 페스티벌을 방문하는 서구 뮤지션을 비교적 싼 값에 한국에 초대한다. 지금까지 펜타포트를 찾은 유명 해외 뮤지션은 대부분 후지 록 페스티벌이 먼저 섭외했다. 이는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비유하자면 냉면가게 수석 주방장이 가게를 그만둔 후 맞은편에 또다른 냉면가게를 낸 셈이다. 문제는 냉면을 찾는 손님이 아직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록팬으로서는 몸이 하나인 이상 두 페스티벌에 모두 갈 수는 없다. 두 페스티벌은 뮤지션 섭외부터 관객 동원까지 모든 면에서 ‘치킨 게임’을 벌일 수밖에 없다. 한 쪽이 더 많은 관객을 모은다 해도 이익을 남길지는 의문스럽다. 조정 능력을 상실한 한국 사회의 모습이 공연 기획에까지 투영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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