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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순사건 60년에 위령탑 하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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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여수·순천)사건이 발발한 지 60년이 되었다. 여순사건은 해방정국에서 좌익과 우익의 대결이 빚어낸 비극이자 대참사였다. 말이 좌·우익의 대결이지 기실 양민들이 무차별 학살당했다. 희생자가 1만명(시민단체 추정)에 이른다. 그럼에도 여순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정부는 양민 학살을 숨겼고, 유족들은 또 다른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겨온 게 사실이다. 제주 4·3사건이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는 일방적 매도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조명을 받는 것과는 달리 여순사건은 아직도 ‘좌익 반란’이란 테두리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순사건 60주년 행사는 초라했다. 지난 19일 여수시 신월동 사건 발발 현장에서 지낸 위령제에 ‘정부’는 없었다. 여수지역 기관장 누구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희생자들은 아직도 자신들을 품어줄 정부가 없는 셈이다.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일지 몰라도 4·3사건 60주년 때는 새로 지은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국무총리가 참석하여 머리를 숙였다. 그럼에도 제주도 주민들은 대통령이 오지 않은 것에 분노했다. 이에 비춰 여순사건 희생자는 아직도 유택 하나 없다. 기념관은커녕 위령탑조차 없다. 이제야 위령탑 건립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5년 12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제정되어 진상규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특별법이 제정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의미 있는 조사 결과는 도출되지 않고 있다. 피해 조사를 제대로 않기 때문이다. 왜 죽었는지 알아야 ‘죽음’을 달랠 수 있을 것 아닌가. 여순사건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하루속히 여순사건의 진실을 규명하여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이 순리다. 우익·보수정권이기에 여순사건을 외면한다면 이는 또다른 비극을 잉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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