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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디레이블]④ 소울컴퍼니(Soul Company)
글 | 강일권(웹진 리드머 편집장)·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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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힙합, 젊음의 詩를 쓰라

힙합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뭉친 젊은 피들의 집합소

한국힙합 신의 부피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이 땅에서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순수 인디레이블로서 명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겉으로 비춰지는 ‘힙합 대세론’과는 달리 우리가 진정으로 힙합이라 부를 수 있는 음악들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다가 음악과 문화를 향유하는 연령층이 많이 낮은 탓에 다른 장르에 비해 고정된 팬층을 형성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그간 선전을 펼쳐온 소울컴퍼니는 초기에는 젊은 피들이 뭉친 기대되는 레이블에서 어느덧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을 이끌어나가는 대표적인 레이블로 성장했다. 주로 젊은 또래들의 감성을 꿰뚫었던 이들의 음악과 가사는 최악의 음반시장 상황 속에서도 CD를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팬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자체 공연 브랜드인 ‘소울컴퍼니 쇼’를 비롯한 각종 공연 등을 통해 기존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를 공연장으로 불러 모았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의 선두에 서다!

랍티미스트

소울컴퍼니는 2004년 ‘The Bangerz’라는 컴필레이션을 발표하며 레이블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한글로 라임을 짜고 랩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 심취해있던 두 명의 힙합키드 키비(Kebee)와 더 콰이엇(The Quiett)은 평소 교류해 오던 제리케이(Jerry.K), 화나, 플래닛 블랙(Planet Black), 신택스 에러(Syntax-Error), 칼날, 크레이즈(Creiz), 메이크센스(Makesense) 등을 규합하여 소울컴퍼니를 출범시켰는데, ‘우리가 원하는 음악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소울컴퍼니가 선택한 것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감성이 녹아든 시적인 가사와 옛 소울과 재즈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비트였다. 레이블의 대표이자 핵심 뮤지션이기도 한 키비가 첫 번째 솔로 앨범 ‘Evolutional Poems’(2004)으로 자신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을 본격적으로 알렸고 이듬해에는 소울컴퍼니 음악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듀서 콰이엇이 ‘Music’(2005)이라는 앨범을 통해 미래 한국힙합 신을 이끌 새로운 재목으로 등극했다.

이후, 레이블 내 뮤지션들의 솔로 프로젝트와 컴필레이션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그 어떤 레이블보다도 왕성한 창작욕과 활동을 선보였다. 특히, 2007년에는 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윤미래, 드렁큰 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등과 콰이엇이 성공적인 작업을 벌임으로써 이른바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 아티스트 간 교류의 길을 다지는 한편 소울컴퍼니가 한 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을까? 배이삭 대표(아래 사진)의 말처럼 “아티스트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보장”과 “음악성을 고수하는 범위 내에서 아티스트와 듣는 이 간 거리를 줄이려고 노력한” 부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현재 소울컴퍼니의 음악을 즐겨듣는 주된 팬 층은 10대에서 20대 초반. 이들이 오늘날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을 지탱하는 힘임을 감안하면 소울컴퍼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소울컴퍼니의 배이삭 대표를 지난 2일 만났다. http://www.soulcompany.net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8-12 B1. 02-324-9088

“우리의 음악을 소통하는 공간이 거리가 되길 바라며”

-소울컴퍼니 레이블을 설립한 건 언제인가.

키비

“2004년에 설립했다. 몇 년 전부터 각자 활동을 해오며 교류하던 20대 초반의 뮤지션들이 모여서 음악적 방향을 고민하다가 우리가 직접 레이블을 만들어서 하고 싶은 음악을 가감 없이 해보자는 취지에서 설립했다. 특정한 기획자의 입김이나 주변의 압박 없이 우리가 원하는 음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자는 의미였다.” -소울컴퍼니는 따뜻한 감성을 품은 힙합음악을 추구하는 레이블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시작할 때부터 지향하던 것인지.

“레이블을 시작할 때 특정한 색깔을 정해 놓지는 않았다. 초기에 하고 싶었던 건 무엇보다 우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음악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힙합음악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했고 한글 랩과 라임에 대한 고찰 등이 당시 우리의 음악적인 화두였다. 지금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하고 노력 중이다. 또한, 뮤지션과 듣는 이 사이의 거리를 줄이자는 것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다. 우리도 뮤지션이기 이전에 힙합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이기 때문에 음악을 창작하는 것과 동시에 들어서 좋은가를 항상 염두에 둔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음악적인 핵심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한국힙합 신의 내실 있는 레이블로써 평가받고 있는데, 어떤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나?

DJ웨건

“레이블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티스트 본인의 음악에 대한 보장이다. 그렇게 자유를 보장하는 만큼 자신이 낸 음반에 대해 스스로 책임감을 부여하고 더 좋은 여건을 위해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때문에 아티스트도 ‘왜 내가 원하는 건 안 해줘’라고 막연하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절충과 이해를 바탕으로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정말로 우리가 힙합 신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내실 있는 레이블로 평가받고 있는가? 진심으로 궁금하다.” -물론이다. 실제로 음반 판매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나. 역시 가장 수익이 많이 나는 부분은 음반 쪽인가.

“그렇다.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시장도 효과적으로 뚫으려고 고민 중이다. 그런데 현 상황상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현재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맞다. 더구나 언더그라운드 힙합팬들은 여전히 CD를 구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CF나 영화, 드라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삽입되지 않는 이상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대중에게 어필하기는 힘들다. 현재로서는 (이벤트 등을 통해서) 각 음악 사이트에 최대한 많이 노출을 시키는 게 해법인데, 그렇다고 효과가 큰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이쪽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있다. 직접 CD로 음반을 찍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멈추지는 않겠지만, 온라인 시장에 대한 고민도 계속할 것이다.” -지금까지 레이블을 이끌어오면서 현실과 가장 부닥쳤던 부분은 무엇인가.

“애초에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자는 취지에서 뭉쳤기 때문에 우리의 음악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외된다고 느끼거나 한 적은 없다. 다만, 외부 기업과 일을 하는 경우 우리는 소자본으로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테면, 기업관련 행사나 공연 때문에 접촉을 할 때, 힙합 신 안에서는 인지도가 있지만, 신 밖에서는 우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눈높이만큼 보아주지 않는다든지. 어느 정도는 우리도 이해를 하지만, 아쉬운 게 사실이다. 또, 우리의 연령층이 높지 않아서 생기는 상대방의 선입견도 있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분야에서 얼마나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이루고 싶은 일을 말해 달라.

더 콰이엇

“무엇보다 점점 좁아지는 이 땅의 음반시장 속에서 꿋꿋하게 계속 음반을 출시할 수 있는 힙합 레이블이 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소울컴퍼니를 설립할 때 맹세했던 대로 뮤지션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레이블로 유지하고 싶다. 또한 힙합을 기본으로 하되 신 밖에 있는 분들과도 결합하여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려고도 노력 중이다. 난 항상 뮤지션과 팬들이 거리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을 만드는 곳은 분명히 방구석이지만 그걸 들고 나와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거리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악을 현장에서 소통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CD로 음반을 발표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고 자체 공연 브랜드인 ‘소울컴퍼니쇼’를 비롯한 많은 공연에 더욱 신경을 쓰려고 한다.” -앞으로 계획도 궁금하다.

“현재 음악성은 있는데 주위 여건이 안돼서 음반을 내지 못하는 외부 뮤지션들의 앨범 또한 외주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이런 형태로 몇 개의 타이틀이 나올 예정이고 앞으로도 이런 식의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또한 매드 클라운(Mad Clown)이라는 이름의 신예 래퍼의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 실력 있는 뮤지션이니 그 친구의 행보를 기대해 주길 바란다.”

소울컴퍼니가 소망하는 것은 음악 색깔처럼 정말 소박하다. 점점 열악해져만 가는 이 땅의 음반시장 속에서 꿋꿋하게 CD를 찍어낼 수 있는 것, 그리고 최초 맹세했던 대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더 많은 이와 소통하는 것. 그야말로 예전에는 기본적이었던 것들이 소망하는 바가 되어버린 이 슬픈 현실 속에서 소울컴퍼니의 활기찬 날갯짓은 더욱 값져 보인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주춧돌 삼아 마련한 영혼의 둥지 안에서 한국힙합 신의 발전을 꿈꾸며 내뱉는 그들의 랩과 비트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소울컴퍼니 국내 아티스트 및 앨범

키비 (Kebee)

20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소울하면서도 감성적인 가사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키비는 레이블의 대표임과 동시에 주축 아티스트이다. ‘Evolutional Poems’ (2004)

‘Eluphant Bakery’ 이루펀트(키비 & 마이노스) 프로젝트 듀엣 앨범 (2006)

‘Poetree Syndrome’ (2007)

더 콰이엇(The Quiett)

소울풀한 비트와 준수한 외모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콰이엇은 소울컴퍼니의 메인 프로듀서이자 MC이다. 인스트루멘탈로 구성한 두 번째 앨범 ‘Q Train’으로 제6회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힙합앨범’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Supremacy’ ‘P&Q(더 콰이엇 & 팔로알토)’ 프로젝트 듀엣 앨범 (2006)

‘Music (Instrumentals)’ (2006)

‘The Real Me’ (2007)

‘Back On The Beats’ Mixtape (2008)

랍티미스트(Loptimist)

콰이엇과 함께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의 주축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리다 2008년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소울컴퍼니에 입단하여 파장을 일으켰다.

‘Mind-Expander’ (2008)

로퀜스(Loquence)

소울컴퍼니 내에서 가장 하드코어하고 공격적인 비트와 랩을 들려주는 팀이다. ‘Crucial Moment’ (2007)

화나

‘Brainstorming’ EP (2005)

‘그날이 오면’ Single (2006)

칼날

특유의 바운스 넘치는 플로의 랩을 선보이는 MC. 화나와 함께 최적화라는 듀오를 이루고 있다.

Various Artists

‘The Bangerz’ (2004) 소울컴퍼니의 시작을 알린 앨범. 한국힙합 신의 살아있는 전설 MC 메타가 참여하여 이들의 시작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Official Bootleg Vol.1’ (2005) 소울컴퍼니 소속 아티스트들의 미발표곡과 리믹스 트랙 등을 모은 앨범.

‘The Bangerz: Instrumentals’ (2005)

‘Official Bootleg Vol.2’ (2007)

메이크센스(Makesense)

<글 | 강일권(웹진 리드머 편집장)·진행 | 박준흠(가슴네트워크 대표)>
[ 한국의 인디레이블 바로가기 ]
③ 리듬온(Rhythm On)·리버맨뮤직(Riverman Music)
② 파스텔뮤직-인디와 메이저의 경계에서
비트볼 레코드 국내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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