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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폭력에 ‘폭력’ 대응 안된다
강병한·박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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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네티즌, 中유학생 신상공개 등 反中 감정 고조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나온 중국인들의 폭력 시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성화 보호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히면서 감정적 대치는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극단적인 반중(反中) 감정으로 ‘민족주의 대 민족주의’가 부딪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훌리건’식 난동은 엄벌하되 차제에 우리도 편협한 애국주의를 되짚는 성숙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티베트평화연대 회원들이 29일 서울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박민규기자


◇극단적 충돌 우려=중국 정부가 사과없이 미온적인 입장을 밝힌 29일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규탄 목소리가 이어졌다. ‘4·27 중국시위대 폭행피해자 진상조사위’ 소속 김규호 목사는 “중국정부의 단순한 유감표명 식으로는 부족하다”며 중국대사 면담과 폭행 가해자 처벌을 요구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중국은 과연 올림픽을 치를 자격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캠퍼스에 내걸었다.

중국인 폭력을 직접 응징하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28일 한 포털에 개설된 ‘중국짱개 척살단’ 카페에는 하루 만에 2000여명이 가입했다. 카페엔 “정부가 못한다면 우리들이 척살하자”는 글이 떴다. ‘시위 참가 중국인을 추적해 복수하자’ ‘중국인과 조선족은 대한민국을 떠나라’는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의 5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언론에 나온 중국 시위대의 인상착의가 작성되고 국내 10여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 20여명의 신상정보도 올라 있다.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 홈페이지에는 중국인을 폄하하는 네티즌들의 욕설로 도배돼 있다. “중국인은 떠나라”는 비난에 “한국은 중국없이 살 수 없다”는 중국 유학생의 반박 댓글이 이어지며 29일 오후 한때 사이트 접속이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경찰청과 출입국사무소 게시판에는 ‘아시아 이주노동자와 불법 체류자를 몰아내자’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감정 충돌보다는 성숙한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중국 시위대가 휘두른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묻는 건 경찰에 맡겨야지 네티즌들이 직접 나서 응징하겠다고 하면 중국인과 똑같은 방식의 대응이 될 뿐”이라며 “고삐풀린 애국주의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티베트평화연대 측도 “상대방이 그런 짓을 했다고 인터넷과 언론이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선을 넘은 일부 학생들을 규탄해야지 대다수 선량한 유학생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뒷북’ 대응=검찰과 경찰은 엄정 처벌 방침을 밝혔다. 검·경은 이날 서울 중앙지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폭력 가담자 채증과 강제출국 방침을 정했다. 서울경찰청은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인 용의자 4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경남과 부산 지역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전담팀을 급파해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남대문서와 송파서에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중국인 시위대 채증 자료를 판독 중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중국 대사관 측에 현장책임자 파견을 요청해 유학생들의 통제를 협의했지만 일부 유학생들이 통제를 벗어났다”며 국내법에 의한 철저한 조치 방침을 밝혔다. 성화 봉송행사 당일 대규모 경찰을 배치하고도 중국인들의 폭력행사를 제때 막지 못한 데 대해 ‘뒷북 치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강병한·박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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