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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재씨 공업도시 울산에 ‘클래식의 봄’ 시향 지휘 맡아
울산 | 김한태기자 kht@kyungh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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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무국적 조선인’으로 지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진 지휘자 김홍재씨(53). 그가 공업도시 울산의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뒤 울산의 문화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김홍재의 선곡과 하모니가 기다려진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지난해 11월 부임 후 그는 석달여 만에 6차례의 연주회를 선보였다. 지난해까지 700명선에 그쳤던 울산시향 정기연주회의 평균 입장객은 최근 들어 1200명으로 부쩍 늘어났다.

김씨는 울산에 정을 붙여가고 있다고 했다. “자연과 사람들이 좋고,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이 커 가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지휘자 몫인 연주곡 선정에 대해서는 “듣는 것은 독일 고전음악이 좋고, 지휘 곡목은 헝가리·러시아쪽 슬라브 음악이 좋다”고 했다.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 스메타나의 ‘몰다우’,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을 주로 골랐다.

그는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지휘한 곡이 600여곡 남짓. 그는 “악보를 외며 집중력을 높여야 할 때는 식사량을 줄인다”면서 “무대에 서면 떨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주단원과 청중의 마음을 읽고, 겸허하게 연주하는 게 지휘자로서 가장 중시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중들에게는 “원음을 듣고 작곡의 배경 스토리를 예습하면 연주회의 즐거움이 훨씬 풍부해진다”고 조언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한국말이 다소 서툴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일본말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4월에 울산시향을 이끌고 서울공연에 나설 예정인 그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 순회공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1954년 일본 고베에서 조선민족학교 교사인 양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조국이 분단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남과 북 중 한쪽을 택하지 않고 ‘무국적 조선인’으로 지내다 2005년 8월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다. 일본 최고 음악상인 사이토 히데오상을 받았고, 일본의 20여개 교향악단과 연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 울산 | 김한태기자 kh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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