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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6학년 교과서, 단일민족·혈통 지나치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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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가 지나치게 단일민족과 혈통 등을 강조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어린이들에게 외국인 인권 침해나 타문화 배척을 당연시하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 다문화·다민족 추세와도 맞지 않다. 한국이 단일민족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최근 권고와 같은 맥락이다.

21일 계간학술지 ‘교육사회학 연구’에 따르면 경인교대 박철희 교수는 이곳에 게재한 논문 ‘다문화교육의 관점에 기초한 초등 사회·도덕교과서 내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서 한국사를 다룬 초등학교 4~6학년 사회 교과서가 지나치게 민족 중심으로 서술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논문에서 “고구려와 발해가 다민족 국가라는 사실이 빠져 있다. 고구려의 영토 확대는 이민족과의 병합 과정이고, 발해는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이 함께 세운 국가임에도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썼다.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타민족을 폄훼하는 대목도 많았다. 특히 일본인은 문화적으로 우리보다 열등하다고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다. 민족 혈통을 중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6학년 도덕교과서는 ‘외국에 사는 동포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 같은 핏줄’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일민족과 민족혈통 중심의 역사교과서 기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급속히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역사교육은 적절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은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다문화 부문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폐쇄적 민족주의는 이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최현모 사무처장은 “이미 한국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라며 “아이들이 민족적 국가적 자긍심을 배우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우리 민족끼리’라거나 ‘우리 민족이 최고다’라는 생각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72만2000여명으로 총인구의 1.5%에 해당한다. 또 농어촌 총각 10명 중 4명은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고 있다.

농·어촌을 중심으로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동국대 윤선태 교수(역사교육)는 “문화에 대한 태도는 어릴 때 형성되는 만큼 이 시기의 역사 및 국제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국제화, 다문화화되는 현실에 발맞춰 단일민족주의적 시각을 넘어서는 역사 서술과 교육체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창민·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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