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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들이 말하는 ‘위험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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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스스로 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다.’ ‘학교는 금지돼야 한다.’ ‘박테리아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터넷 잡지 ‘더 엣지(The Edge)’가 물리학자, 진화생물학자, 철학자, 컴퓨터과학자, 심리학자, 과학전문기자 등 전문가들을 상대로 ‘무엇이 위험한 생각인가’라고 물은 데 대한 답변들이다. 더 엣지는 사회·자연과학자 집단인 ‘제3의 문화’ 회원을 대상으로 ‘올해의 질문’을 던진 뒤 매년 1월1일 그 답변들을 웹페이지(www.edge.org)에 싣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석학들의 지혜를 주기 위함이다. 올해의 경우 117명이 답변했다. 대표적인 답변을 요약, 소개한다.

-인간 본성은 악함을 깨달아야-

◇“악은 사라진다”(데이비드 부스/미 텍사스대 심리학자)=사람들은 스토커나 강간범, 살인자에 대해 그들이 미쳤거나 살인마 찰스 맨슨을 닮은 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위험은 인간 본성에 악함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데서 온다. 인간 본성의 악함은 문화나 가난, 병리학이나 미디어의 폭력 노출 등 현대의 병리현상에 기인하며 떨쳐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스스로 극복할 것-

◇“지구는 위기이다”(올리버 머튼/네이처지 수석 편집인)=환경위기는 기본적으로 지구 역사의 일부다. 극적인 기온상승과 몇 차례의 빙하기, 유성 및 혜성 충돌이 있었지만 지구는 살아남았다. 그럼에도 환경운동가들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변화가 사람들에게 해를 준다는 점이다. 환경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인류의 연대에 있다. 지구는 스스로를 돌볼 것이다.

-생명공학은 적절히 통제돼야-

◇“생명공학은 통제된다”(프리먼 다이슨/미 고등연구소 물리학자)=1950년대 생명공학이 가정에서 상용화되면 정원사가 장미를 설계하고, 뱀이나 도마뱀을 입맛대로 디자인할 수 있는 값싼 생명공학 키트가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똑똑한 어린이들과 악의를 가진 어른들은 생명공학 도구를 이용해 치명적인 미생물을 만들어낼 길을 찾을 것이다. 부모들은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유전자 조작 아이를 낳을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우리가 가정용 생명공학을 미생물이나 인간에게 사용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로 대두할 것이다.

-사람을 창조한것은 박테리아-

◇“인간은 박테리아가 아니다”(린 마글리스/미 매사추세츠대 생물학자)=감각기관 세포를 통해 이뤄지는 우리의 감성과 인지는 박테리아 조상으로부터 진화됐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파괴해야 할 병균에 불과하다. 우리는 위궤양이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비록 토양 속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더라도 정자 꼬리나 콧구멍 속의 민감한 세포들이 전에 박테리아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참지 못한다. 우리를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 박테리아의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신이 존재할 확률은 거의 없어-

◇“신은 존재한다”(필립 앤더슨/프린스턴대 노벨상 수상자)=신이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논리체계는 없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확률계산법에 따르면 신이 존재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과학은 종교를 발전시킬 것-

◇“과학이 발전하면 종교는 사라진다”(스콧 애트런/미 미시간대 인류학자)=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 이후 과학자들과 학자들은 종교의 영원한 종말을 예측했다. 하지만 종교에 대한 열망은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과학은 사람과 의도를 단지 우주 속의 우연적인 요소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죽음과 기만, 고독과 사랑과 정의에 대한 갈망과 같은 인간의 존재적인 근심거리를 다루는 데 적합하지 않다. 종교는 사람들이 가장 감정적으로 갈구하는 바를 제공하기 때문에 번성할 것이다.

-정부는 학교에서 손을 떼야-

◇“학교는 좋은 곳이다”(로저 섕크/트럼프대 최고교육관)=오늘날 학교는 수백년 동안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제대로 안다면 학교는 사라져야 한다. 정부는 교육에서 손을 떼야 한다. 정부는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것은 안다고 생각하면서 억지로 주입한 지식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평가를 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만족하게 하는 방법이 아니라 선생들을 만족시키는 방법만을 배우는, 스트레스로 가득 찬 학생들을 양산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자유의지란 과연 있는 것인가-

◇“자유의지는 있다”(에릭 캔델/미 컬럼비아대 노벨상 수상자)=인간의 뇌 활동을 관찰하다 보면 관찰 대상이 알기도 전에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인간의 선택이 뇌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결정된다면 자유의지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자유의지에 대한 우리의 경험은 환상이거나 합리화에 불과한 것인가, 의식하지도 못한 채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과학은 통제불가능 할 수 있다-

◇“과학은 통제된다”(마틴 리즈/영국왕립원 원장)=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학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과학은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지만 염세주의를 낳고 세상을 더 안전하고 공평하게 지키려는 노력을 감퇴시킨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미래는 숙명론자가 아닌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 과학은 선택적으로 적용될 최선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판사의 처벌 코미디 같을 수도-

◇“베이절의 차를 두드리지 말자”(리처드 도킨스/영국 옥스포드대 진화생물학자)=영국 코미디 드라마 ‘베이절 타워스’의 주인공 베이절 폴티는 차가 고장나자 인내력의 한계를 드러낸다. 그는 몽둥이를 들고 차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부수기 시작한다. 우리는 당연히 그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고 비웃는다. 하지만 우리는 왜 살인자나 강간범과 같은 결격자들을 같은 방식으로 대하지 않는가. 왜 우리는 폴티를 보고 마음껏 웃어대듯 범죄자를 처벌하는 판사를 보곤 웃지 않는가.

〈조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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